행복 드림단 김** 님의 이야기입니다.
1952년 전라남도 화순에서 태어났습니다. 1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어릴 적“장남이니까”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습니다. 그 말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었습니다.
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떠나셨고 어머니는 말없이 가족을 지켜내신 분이셨습니다.
그 어머니의 등을 보며 저는 묵묵히 견디는 법을 배웠습니다. 돌아보면 제 인생의 첫 스승은 어머니였던 것 같습니다. 젊은 시절에는 먹고살기 위해 앞만 보고 일했습니다.
중년에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. 그리고 어느덧 저도 70대가 되었습니다. 많은 분이 노년은 쉬는 시간이라고 말합니다. 저 역시 70대가 되어 노인 일자리를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. 크게 돈이 되는 일은 아니지만 아침에 나설 곳이 있고, 사람을 만나고, 역할이 있다는 사실이 저를 다시 살아 있게 만듭니다.
일은 여전히 제 삶의 뿌리였고, 예술은 제 마음의 숨구멍이었습니다. 마술은 말없이
웃음을 전하는 방법이었고, 색소폰은 말로 하지 못한 인생 이야기를 대신해 주었습니다.
노년에 접어들며 저는 봉사 공연을 시작했습니다. 요양원 경로당 작은 마을회관 무대는 작았지만, 그곳에는 제 인생과 닮은 얼굴들이 있었습니다. 마술하나에 크게 웃으시고 색소폰 한 곡에 조용히 눈을 감으시는 모습을 보며 저는 깨달았습니다.
아, 이 시간은 누군가를 위한 공연이면서 동시에 나 자신을 위한 위로라는 것을 ~
공연이 끝난 뒤 들은 “오늘 참 좋았어요”라는 한마디는 그 어떤 박수보다 제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. 그 말 덕분에 저는 다시 일터를, 다시 무대로 나갈 힘을 얻었습니다.
노년의 삶은 내려놓는 시간이라고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. 70대의 인생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~ 일할 수 있어 감사하고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~
이제 저는 큰 욕심을 내려놓았습니다. 다만 오늘 하루를 신중하게 생각하고
가능하면 따뜻하게 행동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. 인생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.
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그리고 더 감사한 마음으로 남은 시간을 걸어가려 합니다.
부족한 제 인생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.
방송단 작가 전옥환