탐방(문학소녀를 찾아)
행안면 야룡길에 사시는 할머니 댁을 찾았다. 81세 연세에 주름이 가득한 '기역' 자 할머니, 고단한 시집살이, 일에 묻혀 허리 한번 펼 날 없이 살아온 세월 ~
말하지 않아도 할머니의 모습에서 읽을 수가 있었다.
나날이 쇠해가시는 할머니를 지켜보는 자녀들은 인제 그만 일을 놓으라는 만류에도 평생을 일에 젖어 살아온 삶인데 어찌 놓을 수 있느냐며 보이는 게 일거리요~
잡히는 게 일손이니…. 그저 팔자라 했다.
모두가 잠든 고단한 밤에도 할머니는 한쪽에 그날그날의 고단했던 삶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기록을 한 공책이 수십 권.
하루에 한 번씩 햇살이 들어오고 달빛이 별들이 문안하는 방안에는 나이 든 앉은뱅이 상 위에 쓰다 만 글, 벽에는 세월 가는 줄 모르고 걸려있는 해묵은 달력~
그녀는 누구도 거절할 수 없는 문학소녀였다.
지금도 읍사무소 매주 한 번씩 고순복 선생님의 지도하에 시 낭송 반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. 오늘이 마침 그날이란다. 한창 바쁜 모내기 철에 어찌 알고 모 언론사에서 취재차 온다는 연락을 받고는 일이나 끝나거든, 오라고 미뤘다 한다.
우리나라가 우리 민족이 지구촌에서 점하나 정도의 불과한 미미한 국가에서 오늘날, 온 지구촌에 KKK. 라는 대명사가 붙은 것은 이러한 어머니들이 불굴하는 사랑의 의지로 일궈진 것이 아닌가 싶다.
취재 내내 할머니의 열정에 기록만 하기에도 손끝이 따라가질 못했다.
위대한 대한의 어머니. 거룩하십니다.
어머니의 그 사랑 감사하고 존경스럽습니다.
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다.
방송단 기자 서효석